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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권리, 자크데리다, 신방흔 역, 2004, 아트북스 시선의 권리, 자크데리다, 신방흔 역, 2004, 아트북스 Droit de Regards, Jacques Derrida - 나는 각각의 이야기를 당신이 당신 것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남겨놓았다. 여러분이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들을 간직하도록 놓아둔다는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의 시선의 권리droit de regard이다. - '이미지들'의 배달은 그 서사를 무한히 계속하게 한다. - "당신은 당신의 시선을 따라 무엇이든 끊없이 이야기할 수 없으며, 또 해서도 안된다. 그 (이미지들의) 장치가 전적으로 당신의 처분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 담배의 시간은 늘 흑과 백으로 측정된다. 흰 종이의 얇은 층이 점차 재의 흑회색에 자리를 내어준다. - 전체는 물러나고, 물러나는 가운데 오직 파편들의 형식으로 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이현경역, 2007, 민음사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이현경역, 2007, 민음사Le citta invisibili p.18도시는 기억으로 넘쳐흐르는 이러한 파도에 스펀지처럼 흠뻑 젖었다가 팽창합니다. 자이라의 현재를 묘사할 때는 그 속의 과거를 모두 포함시켜야 할 것입니다. p.29 기억은 필요 이상의 것들로 넘칩니다. 기억은 도시를 존재시키기 위해 기호들을 반복합니다. p.48제노비아를 행복한 도시로 분류해야 할지 불행한 도시로 분류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은 무의미합니다. 그런식으로 도시들을 둘로 나누기보다는 여러 해가 흐르고 변화를 거듭해도 욕망에 자신들의 형태를 부여하기를 계속하는 도시와 욕망에 지워져버리거나 욕망을 지워버리는 도시.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누는 편이 더 의미 있습니다. p.70거울은 사물들의 가치를 ..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해천, 2011, 자음과 모음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해천, 2011, 자음과 모음 - 프로이트... 그는 외상적 신경증과 관련된 반응의 양상을 크게 불안, 공포, 경악으로 분류한다.불안은 정체가 불분명한 위험이 임박했음을 예감하고 막연하게나마 그에 대처하고 있는 상태. 어떤 위험이 들이 닥치리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는 상황공포는 그 대상이 뚜렷하게 확정되어 있지만 그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이닥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록된다. 불안과 공포는 위험에 대한 심리적인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하지만 경악은 다르다. 그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어떤 돌출 상황때문에 주체의 심리적 거리감이 순식간에 붕괴되는 상황에서 비록된다. 아무런 방어기제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통을 느낄 사이도 없..
뉴 셀터스: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 정림건축문화재단, 2017, 프로파간다 뉴 셀터스: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 정림건축문화재단, 2017, 프로파간다 p.44다시-정착에스오에이(강예린,이재원,이치훈) x 문화인류학자 김현미(연세대학교 문화일류학과) 국가가 난민의 장소성을 만드는 방법은 "난민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의 시간을 유예하고 계속 떠돌게 하는 것'이다. 난민신청자는 법적으로 국가의 영토가 아닌 공항의 송환대기실이나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영종도 난민지원센터같은 비장소의 공간에서 길고 지난한 법적 절차를 밟다가, 난민의 '지위'를 획득하고 난 후에야 정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연결망은 끊기고 개별적으로 정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p.53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난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것이 있는가. 이재원: 이치훈 소장이 처음 난민에 관한 전시를 하자고 제안..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 진중권, 2011, 휴머니스트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 진중권, 2011, 휴머니스트 - 언어학자인 로만 야콥슨에 따르면, 초현실주의의 화면은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에 기초한 시각적 '은유(metaphor)'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달리의 화면에서 계란은 여성의 난자를 암시하는 성적 은유다. 반면 입체주의는 두 사물의 인접성에 기초한 시각적 '환유(metonymy)'나 부분으로 전체를 암시하는 '제유(synecdoche)'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피카소와 브라크의 화면에서 화면에 오려 붙인 신문의 기사는 발칸 전쟁을 암시하는 환유, 화면에 그려진 '∫' 모양의 선은 바이올린을 가리키는 제유라고 할 수 있다. * 이래저래 말이 많으신 분이라도 미술 이론 저서을 이렇게 쉽게 이해되게 쓰시는 분은 없는 듯.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김태환 옮김, 2015, 문학과 지성사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김태환 옮김, 2015, 문학과 지성사Agonie des Eros, Byung-Chul Han, 2013 [서문] 사랑의 재발견, 알랭 바디우Preface [Le désir: Ou l'enfer de l'identique], Alain Badiou p.6...사랑이란 결코 그저 두 개인 사이의 기분 좋은 동거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 아니라, 타자의 실존에 관한 근원적인 경험이며, 아마도 현 시점에서 사랑 외에는 그런 경험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p.20우울증은 나르시시즘적 질병이다. 우울증을 낳는 것은 병적으로 과장된 과도한 자기 관계이다.... 에로스와 우울증은 대립적 관계에 있다. 에로스는 주체를 그 자신에게서 잡아채어 타자를 향해 내던진다. 반면 우울증은 주체를 자기 ..
니체가 눈물 흘릴 때, 어빈 알롬, 임옥희 역, 2006, 리더스북 니체가 눈물 흘릴 때, 어빈 알롬, 임옥희 역, 2006, 리더스북 - 우리는 우리의 비밀을 아는 사람에게 증오를 느끼게 된다. 그들이 따뜻한 감정으로 우리를 사로잡으려 들기 때문이다. 그 순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감정 위에 군림하는 권력을 다시 획득하는 것이다. -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무엇이든지 결국 나를 강하게 만든다. - 박사님이 사랑한 것은 그런 사랑이 당신 안에서 만들어내는 즐거운 감각이니까요! 박사님은 욕망을 사랑하는 것이지 욕망을 사랑하는 것이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하랑하는 게 아닙니다. -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혐오하는 사람의 포로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나 역시 알고 있다. - 갑자기 난 그녀가 무력하단 걸 꺠달았지. 자기 자신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임홍빈 역, 2006, 문학사상사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임홍빈 역, 2006, 문학사상사 -하지만 시마모토네 집에서 듣는 가벼운 클래식 음악도 이내 좋아하게 되었다. 그것은 '다른 세계'의 음악이었고, 내가 그것에 매료된 것은 아마도 그 '다른 세계'에 시마모토가 속해있었기 떄문이었던 것 같다. - 그녀는 분명 조숙한 소녀였고, 나에게 틀림없이 이성으로서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 역시 그녀에 대해 이성으로서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도대체 어떻게 다루어야 좋을지 알지 못했다. - 나는 시마모토가 내 손을 잡아준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했다. 그 부드러운 감촉은 그 후 며칠 동안이나 내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는 혼란스러워졌으며 당혹스러워졌고 애달퍼졌다. 그 따스함을 어떻..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이창실 옮김, 2016, 문학동네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이창실 옮김, 2016, 문학동네Prilis hlucna samota, bohumil hrabal, 1980 p. 33침대 위로 솟은 책들의 천개를 올려다본 순간 나는 알아차렸다. 2통짜리 닫집이 불러일으키는 상상의 무게에 짓눌려 내 몸이 구부정해진 것이다. p. 353장 삼십오 년 동안 나는 폐지를 압축해왔다. p. 78-79"잘 가요." 나는 그녀에게 작별을 고했지만, 그녀는 자기도 거기 산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가 들어가도록 비켜서주었는데 그녀는 내가 먼저 들어가는 걸 보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어두운 복도로 들어섰고, 마당 계단을 내려가 문에 열쇠를 꽂았다. 그런 다음 뒤돌아서서 그녀에게 잘 가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가 자기 집이라고 ..
아파트 게임: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박해천, 2013, 휴머니스트 아파트 게임: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박해천, 2013, 휴머니스트 p.25그런데 얼마 후 그것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님을 눈치 챈다. 서로 닮은 "상하좌우의 방들"에서 비슷한 표정의 주부들이 비슷한 형편의 살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p.46이를테면 공지영의 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을 보자...아이들이 자라자 그녀는 그저 '주어' 없이 현상 유지의 삶을 살고 있다. p.63-641990년대 초반 신도시 건설로 인해 일산에서 쫓겨났던 50대 초반의 중년 남자가 인생의 모든 피로가 엉겨붙은 69세 노인으로 바뀐 채 등산용 배낭을 메고 서울 숭례문 누각으로 올라갔다. 그는 기대에 못미쳤던 토지 보상금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으니 언젠가는 사회에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왔다. 뒤늦게 찾아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