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광선, 쥘 베른, 박아르마 역, 2016, frame/page
Le Rayon Vert, 1882, Jules Verne
p.35
하지만 캠벨 양이 삼촌들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 녹색 광성이 오래된 전설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전설의 내밀한 의미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전설이란 하일랜드 지방에서 유래된 많은 전설 중에서도 불가사의한 것으로 내용은 이러했다. 전설에 따르면, 녹색 광선은 그것을 본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 속에서 더 이상 속지 않게 해주는 효력을 가지고 이싿. 또한 그 광선이 나타나면 헛된 기대와 거짓말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일단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된다.
p.262
그는 석상 하나가 들어갈 만한 벽감 같았던, 두 사람이 긴 시간 동안 다정하게 가까이 있었고 동시에 사투를 벌였던 좁은 피난처를 다시 떠올렸다. 그곳에서 그들은 더 이상 싱클레어 씨와 캠벨 양이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를 올리비에와 헬레나라고 불렀다. 죽음이 그들을 위협하던 순간 새로운 삶을 함께 시작하려는 듯이!
p.270
"녹색 광선이다! 녹색 광선이야!" 멜빌 형제와 베스 그리고 패트리지가 동시에 소리쳤다. 그들의 시선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그 무엇과도 비할 바 없이 투명한 비취색에 젖어들었다.
올리비에와 헬레나만이 수없이 관찰에 실패한 뒤에 마침내 나타난 이 현상을 보지 못했다!
태양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마지막 빛을 선사하던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를 향했고, 그들은 서로를 응시하며 자신을 잊을 정도였다!
하지만 헬레나는 젊은이의 눈빛에서 검은 광채를 보았고, 올리비에는 아가씨의 눈에서 푸른 광채를 보았다!
태양은 완전히 사라졌고, 올리비에도 헬레나도 녹색 광선을 보지 못했다.
-내지 조판의 아쉬움. 표지는 정말 예쁘다.
조판은 개인적으로 아쉬웠지만, 옮긴이의 역주가 매우 친절하게 적혀있어서 좋았다.
초반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가 있으니 그러한 설명이 매우 유용하였다.
옮긴이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사랑스러운 이야기이다.
에릭 로메르의 <녹색광선>도 매우 좋아하는 영화지만, 원작도 너무 좋다...
-바다물에 몸을 담궜을 때 불현듯이 생겨버리는 서로의 감정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