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eal Reality, 정현, 초타원형, 2019
Track 1: Mode 7 (feat. -Zero)
가속하는 평면
pp. 25-26
전자 세계의 초창기는 기종을 넘어, 타일 랜더링(tiled rendering)으로 구축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평면에서 무한한 세계를 구축하는 가장 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나무나 건물이 그려진 타일의 조합은 드넓은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고정 시점상에서 완전한, 평평한 스크롤이 가능했습니다.
「모드 7」은 이 평평한 세계를 크게 위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평한 세계를 가속합니다. 엔진은 세계를 뒤틀어 단숨에 책의 한 페이지처럼 만들어 버릴 수 있었습니다. 즉 그래픽으로 구축된 '슈퍼 플랫'한 세계를, 그 환경을 다시금 유사 3차원 공간 안의 평면 오브젝트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특정 차원의 체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모호한 차원 잇기의 상황을 도모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하나의 시점 속의 또 다른 시점, 혹은 액자 구성이라고 부르고 싶을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세계 지로를 돌리거나 접은 뒤 전혀 다른 각도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어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보내주는 행위에 가까워 보입니다.
Track 2: 진짜로 멍청하고 허전한 현실
pp. 61-62
도시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은 편의점 간판, 현수막, 매점 안의 연예인 사인처럼 죄다 작은 것들에 할애되니, 시장 입구의 조형물, 서울종합운동장, 수산 시장, 마트처럼 크거나 특이한 곳들이 나타날 때마다 도시 전반적인 분위기가 흐리멍덩해져 버립니다.
*초타원형 시각문화총서-001
SE E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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