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오후의 사랑/오후의 연정, 에릭 로메르, 1972, 프랑스

오후의 사랑/오후의 연정, 에릭 로메르, 1972, 프랑스

L'amour l'après-midi, Eric Rohmer, 1972

 

 

-기차 안에서 나는 신문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이 들고 보기에 더 간편할 뿐만 아니라, 신문은 주의를 끄는 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문은 현재를 잊기에 적당하지 않다.

 

-결혼 이후 나는 모든 여자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기대에서 오는 고통을 경험하던, 오래되지 않은 그 시절이 그립다.

 

-나는 인생을 꿈꾼다. 첫 사랑과 마지막 사랑으로 이루어진.

 

 


*검정배경의 빨강 타이포

 

 

*유부남이 주인공 Frédéric은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욕망과 함께 마법의 목걸이를 가지는 공상을 한다.

다소 귀엽기까지 하다. 여러 여자들 중에서 단 한 여자만이 거절을 하는데, 그녀는 에릭 로메르 <가을이야기(1998)>, <녹색광선(1986)>에 나왔던 베아트리체 로망Béatrice Romand이다 

 

 

 

 

 

*6개의 도덕 이야기 중 마지막이다. 

 

*몇 년 전 에릭로메르 회고전을 했을 때 포스터 이미지가 바로 이 이미지였다. 

(회고전 다시 해줬으면...)

 

*극 중 프레데릭의 아내로 나온 Hélène은 실제로 배우 Bernard Verley의 아내였다.

 

*Chloé로 나온 ZouZou는 프랑스 모델로 활동했는데, 롤링스톤즈 리더 브라이언 존스가 파트너로 나와서 조금 놀랐다. 

극 중에서도 모델로 나오는데 실제로도 모델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에디 세즈윅 느낌의 화장이다.

 

 

 

 

*도덕이야기

1962 몽소빵집의 소녀

1963 수잔의 경력

1967 여성 수집가

1969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1970 클레르의 무릎

1972 오후의 연정

 

*안정된 틀 밖을 나가고자 하는 유부남과 '불륜'이라고 이름 붙여질 수 있는 관계에 대해서.

폴리아모리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그리고 결국 원형 계단을 도망치듯 내려가던 주인공.

 

*모든 혼인관계 혹은 연인관계는 자기 최면과 비슷한, 합리화의 과정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종종 나역시도 그랬지만, 불현듯히 푼크툼과 비슷한 느낌으로 누군가가 훅hook 들어올 때가 있다. 

(롤랑바르트의 푼크툼이 개인적인 경험의 틀 안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 문장이기도 하다)

 

*그가 도망치던 원형 계단은 클로에의 방으로 올라가는 장면과 그리고 도망치는 장면에서 반복되는데, 올라가는 장면에서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원형계단에서 알프레도 히치콕의 <Vertigo(1958)> 영화가 연상되어서 그와 관련되어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뭔가 무의식 혹은 공상 속의 인물이 클로에는 아닐까 싶기도 했다. 

 

*잠을 자지 않음으로써 완성되는 관계?

 

*<쥴앤짐>이 다분히 처음부터 끝까지 꿈속을 읽는 기분이라면, 이 영화는 끝끝내 다분히 현실적이다. 

 

 

 

**청계천에서의 밤과 아트나인의 바람을 떠올렸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