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된 신체와 모더니티, 린다 노클린, 정연심 역, 2001, 조형교육
The Dody in Pieces: the fragment as a metaphor of modernity, 1994, Linda Nochlin
p.32
테오도르 제리코, <절단된 두상>, 1818년을 분석하면서...
로잘린느 크라우스는 현대 작가인 신디 셔먼에 대한 1993년의 저서에서 게슈탈트 심리학의 용어를 빌어 "수직의 평면은... 앞뒤가 서로 맞거나 일관된 형태인...프레그난즈Prégnanz의 평면이다. 나아가 이러한 수직적 차원은 형태긔 축이 되면서 또한 미의 축을 이룬다."고 했다, 이에반해 수평의 평면은 승화되지 않을 것으로서 '저급 물질주의'base materialism 1와 연관된다.
p.44
카미유 피사로의 1890년대 작업을 보며...
피사로의 이러한 작품들은 물론 서로 다르지만, 사물들이 산산조각나고 붓질 작업에 의해 파편화되며, 그러면서도 이것들이 서로 녹아들면서 근대적 감성의 한복판에 자리잡았던 가볍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는 익명의 군중이 된다.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이제 "견고한 모든 것"은 녹아 공기로 변하고, 보들레르의 말처럼 "움직임의 밀물과 썰물 속에서, 일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한복판에" 서 있다.
p.82-83
폴 세잔<살가죽이 벗겨진 인물상>을 모방한 드로잉을 보며...(근대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짓고, 포스트모더니티로 넘어간다)
이 작품은 순수하게 '예술'을 위한 그림이자-완전한 회화적 공간 속에서 각각 무관한 파편들이 서로 결합되는 의미를 표하는 예술로, 여기서는 부분적으로 잘리면서도 서로 결합되는 기법적인 인위성 자체가 그 실험작의 기교를 강조해 준다-오브제와 그 과정에 대한 그림이라고 칭할 수 있으며, 사랑과 고통을 상징하는 인물을 모두 포함한 실험작이다.
이 점에서 보면 근대성이 '파편화된 신체'의 실제적 표현이나 은유만으로 암시되거나 연관된다고 주장할 수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혹은 역설적이고 변증법적으로, 근대 미술가들은 고도의 통일체 속에서 사회 저변에 걸친 총체적 와해를 회화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총체적 미술작품'Gesamtkunstwerk'의 개념에서 구체화된 전체성을 향한 의지로, 근대, 특히 근대의 도시적 경험에 기록되어 있던 사회적・심리적・정치적 화해로 생긴 결과들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으로 그 반대점을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에서 필자는 모더니티란 앞에서 보았듯이 '파편'에 의해서 은유적으로 암시되었으면서도 또 총체성을 향한 의지라는 특징을 지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p.83
신체의 일부, 파편화된 신체-여성-는 그 자체가 조각조각을 붙여 제작된 콜라주로서, 막스 에른스트의 <백 개의 머리를 가진 여자La femme cent têtes>에서처럼 초현실주의 작품에서 가장 지배적인 소재로 등장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절단된 인형을 보여주는 끔찍한 사진의 형태로 재조합된 여성의 신체는 프랑스 초현실주의 그룹에 가담했던 독일 작가 한스 벨머Hans Bellmer의 작품에서 엿보이듯이 통일된 총체로서 섹슈얼리티와 신체에 대한 기존의 성격에서 벗어난 전혀 새로운 문제점을 제기하기 위한 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무엇인가 완결짓는 텍스트가 아니라 문을 여는 텍스트 같았다.
로버트 메이플소프, 한스 벨머, 신디 셔먼 작업에 대한 분석은 사후 연구가들에게 토스하는듯.
- (역자 주석) Base materialism은 저속 유물론 혹은 저급 물질주의로 번역될 수 있으나, 이 용어가 이념주의 반대 개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저급 물질주의로 번역한다. 본래 이용어는 초현실주의에서 브르통의 이념주의에 맞서는 개념으로 조르주 바타유가 정의내린 저속 물질주의를 의미한다...(후략)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