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리턴, 2003,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러시아

리턴, 2003,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러시아

The Return. Vozvrashcheniye, 2003Andrei Zvyagintsev




   




- 아버지가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은 <죽은 예수, 안드레아 만테나>의 그림같았다.


- 형 안드레이 역을 맡은 배우 블라리마르 기린은 영화를 촬영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호수에서 수영을 하다 추락사했는데, 그의 시신이 발견된 호수는 <리턴>의 첫장면에 등장하는 바로 그 장소였다고 한다. 


- 푸르스름한 곰팡이 핀듯한 화면이 인상깊었다. 러시아 특유의 색감인가.


- 러시아어는 유럽 미국쪽 언어와 아애 다른 어족인 것같다. 내 귀에는 아직 어색했다. 


- 초반의 다이빙 장면은 후반에 아버지의 추락사 장면과 이어졌다. 하지만 그 상황 속의 형제는 후반에선 더 성장해 있었다. 


- 아버지의 처음 등장 부분부터 예수와 관련되어 있었다. 그가 등장한 뒤 포도주를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도둑질한 자에게 똑같이 당하게 해주려는 것도. 아들들과 낚시를 한 것도 나중에 아들을 구하려다가 죽은 것까지. 성서의 키워드는 역시... 은유적으로 사용되기 적당한 것 같다.


단지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아버지라는 호칭이 붙여진 뒤에, 진짜 아버지가 되어버렸다.


- 아버지의 죽음은 죽음이라는 단어의 부정성과 아버지라는 범통용적인 사랑 떄문에 슬프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이 있었기에 그 형제는 더 성숙해 질 수 있었는게 아닐까. 이 영화에서 아버지는 아들들을 강하게 키우고자 한다. 하지만 형제들에게 12년 동안 아버지의 공백은 너무 컸다. 원래 있던 그들의 세계에서 아버지라는 외부인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생각이 싹트게 되고, 그 아버지라는 타자가 사라지면서 형제는 무엇인가 깨닫게 된 것이다. 만약 아버지가 계속 살아 있었다면 아들들은 아버지의 교육 속에서 - 아버지는 아마 아들들을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갈등과 함께 자랐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아들들은 자기계발의 주체성을 찾은게 아닐까?


- 마지막에 형제가 발견한 사진에는 아버지가 없다. 그들에게는 원래부터 아버지가 없었던 것이다.


- 리턴: 망각에서 현실로 현실에서 다시 망각으로. 일상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일상으로 


- 아버지의 리턴을 다시 리턴시키다.






*2012년 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