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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짐승, 모니카 마론, 김미선 역, 문학동네

슬픈짐승, 모니카 마론, 김미선 역, 문학동네

Animal Triste, Monika Maron



- 단지 내가 잊어버린 것은 그가 떠나간 이유와 그의 이름 뿐이다.


- 40년전 아니면 60년 전부터 나는 줄기차게 끊없는 망각의 늪으로부터 그 순간들을 걷어올리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은 이미 사라진 상태다. 나는 단지 그 가상만 알고 있다. 


- 내어나서 살아온 모든 세월을 오로지 프란츠만을 기다린 시간으로 이해할 때 내 인생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떠오른다.


- 사랑은 현실의 삶 외부에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파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트리스탄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떄문에 끊임없이 장애물을 설치해 나갔으며,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진정으로 구조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러 뒤를 돌아본 것이라고. 오르페우스는 그녀가 사랑하려한 것이 아니라 그녀에 대한 자신의 불멸의 사랑을 죽을 때까지 노래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 첫사랑이란 단순히 인간이 젊은 시절에 경험한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비교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첫사랑을 하게된 사람은 아직 자기의 사랑을 측정해 볼 그 어떤것도 체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첫사랑은 오로지 그 사랑 자체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첫사랑은 어떤 실망도 극복할 필요가 없고, 이전까지의 행복을 능가할 필요도 없으며, 어떤 것도 논박하고 수정하고 보충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 그리움의 끝에 서 있는 최후의 대상으로서 언젠가 나타나게될, 아니 나타나야 했던 사람에 대한 상이다.


- 나는 위험을 예감했었지만 스스로 위험을 재촉했다.


- 우리가 두려워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심이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 프란츠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안 이후부터 비로소 나는 그에게 다시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다시 선택권을 갖게 되었따. 몇년동안 줄곧 나느 ㄴ여기 집에 앉아서 프란츠를 사랑하는 일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할 마음이 없었다.


- 나는 프란츠가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일어났던 일들을 순서대로 재현해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중요한 일도 아니다. 그것은 그의 소지품과 함께 우리 집이 불에 타서 우리 삶이 베어있는 가구, 사진, 책, 그리고 다른 모든 물건들이 어떤 순서대로 재로 변하게 되는가라는 사실만큼이나 중요치 않다.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2013년도 다이어리 였나....?


* 인상깊었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