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필립 K. 딕, 박중서 역, 2013, 폴라북스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Philip K. Dick, 1968
pp. 105-106
"집집마다 혼자 들어가보겠다고요?" 그는 차마 믿을 수 없었다.
"왜요, 안 되나요?" 그녀는 다시 한 번 신경이 곤두선 듯 오싹 몸을 떨었고, 자기가 뭔가 잘못 말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인상을 찡그렸다.
이지도어가 말했다. "저도 그렇게 해봤거든요. 딱 한 번이지만요. 하지만 한 집에 들어갔다 나오자마자 저는 제 집으로 달려갔어요. 저만의 공간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머지 집들에 관해서는 아예 생각도 안 하게 되었죠. 아무도 살지 않는 집. 여기는 그런 게 수백 가구나 돼요. 하나같이 사람들이 예전에 소유했던 물건들이 가득하죠. 예를 들어 가족사진이나 옷 같은 것들이요. 주인이 죽고 나서 방치되었거나 이민을 떠난 사람들이 버려두고 간 물건들이죠. 제가 사는 집을 제외하면 이 건물은 온통 키플 되어 있어요."
"키플 되어 있다고요?" 그녀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키플이란 쓸모없는 물건을 말해요. 홍보용 우편물이라든가, 성냥을 다 쓰고 남겨진 종이 껍데기라든가, 아니면 껌 포장지라든가, 아니면 어제 날짜의 자가 출력 신문처럼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면 키플은 자체적으로 번식하죠. 예를 들어 당신이 집 안에 키플을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잠을 자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게 두 배로 늘어나 있는 거예요. 그건 항상 점점 더 많아지죠."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의 원작
*소설은 끊지않고 한번에 읽는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처럼 술술 넘어갔다.
킬링 타임용으로 좋음....
그리고 68년도 소설이라는 것에 소름.